나프나프, 부도 위기 속 일부 매장만 Beaumanoir 그룹에 인수… 브랜드의 미래는 불투명

Beaumanoir, 나프나프 일부 인수
프랑스 여성 의류 브랜드 ‘나프나프(Naf Naf)’가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프랑스 의류 유통 대기업 Beaumanoir 그룹이 해당 브랜드를 일부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약 600명의 직원 중 절반 가까이인 300여 명의 고용이 유지되며, 기존 102개 매장 중 12곳만 Beaumanoir 소속의 다른 브랜드로 재편해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Beaumanoir 그룹은 이번 인수가 브랜드 자체를 즉시 부활시키려는 의도는 아니라며, 향후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파리 매장들, 조용한 작별 인사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날인 8월 7일, 파리에 위치한 나프나프 매장 곳곳에서는 “Naf Naf vous dit au revoir(나프나프가 작별을 고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진열창에 부착됐다. 비어 있는 옷걸이들과 정리 중인 박스들 사이에서, 직원들은 AFP 통신에 “경영진이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Au Grand Méchant Look’이라는 슬로건으로 잘 알려진 나프나프는 이미 세 차례의 법정관리 절차를 거쳤고, 이번에는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 5월에 또다시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5개 인수 제안 중 Beaumanoir가 최종 낙점
이번 인수에는 총 5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그중 두 곳인 Amoniss(여성 브랜드 Pimkie의 소유주)와 Beaumanoir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Amoniss는 185명의 고용 유지를 제안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구조조정 계획에 들어간 상태였고, 재무적 불안정성을 이유로 법원에서 인수 제안을 거부당했다.
반면 Beaumanoir 그룹은 3억6500만 유로 규모의 자본금과 1억8700만 유로의 현금 보유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인정받아 법원의 승인을 얻었다.
법원의 결정문에 따르면, Beaumanoir는 나프나프의 55명을 직접 고용하고, 253명에 대해 다른 직무로의 재배치를 제안했다. 매장은 기존 102개 중 12개만 Caroll 등 Beaumanoir 계열 브랜드의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Beaumanoir “자랑스럽게 브랜드 인수”
Beaumanoir 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1990년대 대중적인 스타일과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던 나프나프 브랜드를 인수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프랑스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현재 Beaumanoir는 Caroll, Bonobo, Morgan, Cache Cache, Sarenza 등 13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40개국에서 27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체 직원 수는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또한 지난 6월에는 10대 여성에게 인기 있었던 브랜드 제니퍼(Jennyfer)를 부분 인수해, 위기 속에서도 1000여 개 일자리 중 3분의 1을 지켜냈다.
나프나프, 완전 청산은 면했지만…
이번 인수 결정은 나프나프 브랜드가 완전 청산의 위기를 피하게 된 계기가 됐다. 5년 사이 5번째 소유주가 바뀌는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브랜드의 전면 폐쇄를 막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노조는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소수 노조인 Sud는 “1973년에 설립된 이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손실은 매우 안타깝다”며 “하지만 Beaumanoir의 인수 제안은 노조가 처음부터 지지했던 안이었기에, 그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편, Sud 노조에 따르면 Amoniss는 당시 521명의 직원 중 165명을 유지하고 본사 인력 20명을 추가 고용하며, 101개 매장 중 34곳을 유지하는 계획을 제시했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나프나프는 부분적으로 명맥을 이어가게 됐지만, 브랜드 자체가 완전히 부활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Beaumanoir가 향후 어떤 전략으로 나프나프를 재구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