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동 CEO “워너 분사는 미디어 산업 전반의 재편 신호”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그렉 피터스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Inc.)가 회사를 두 개의 독립적인 기업으로 분할하기로 한 결정이, 스트리밍과 주문형 콘텐츠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미디어 업계 전반의 ‘재편기(shakeout)’ 신호라고 분석했다.
피터스는 지난 목요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운더스 포럼 글로벌 컨퍼런스(Founders Forum Global)에서 블룸버그 편집장 존 미클스웨이트와의 인터뷰 중 “모든 것이 스트리밍으로 이동하고 있고, 모든 콘텐츠가 주문형(on-demand)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디어 업계 전반에 걸쳐 재편과 전환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CNN을 중심으로 한 뉴스 부문과 HBO 및 영화·TV 콘텐츠를 담당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분리해 각각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하기로 한 결정 직후에 나왔다. 이 같은 변화는 전통적인 방송 및 케이블 TV 모델이 점차 쇠퇴하고,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미디어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피터스는 “우리는 미디어 산업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 한가운데에 있으며, 기존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을 많은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살아남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구분이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비교적 일찍부터 스트리밍 중심 전략을 추진해 온 점이 이번 산업 재편 국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이 흐름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해 왔다. 지금의 변화는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너의 구조조정은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등 주요 미디어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미디어 업계에서 추가적인 분사, 합병, 사업 구조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